담장으로 들어서는 첫번째 입구. 낮은 계단위의 천왕문을 지나서 보았던 공간은 좀 당황스러웠다.
물론 삼면이 산으로 둘러쌓이긴 했지만 좀더 위요감있고 집중된 공간을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넓은 마당에 큰 나무들과 석축들이 보이는 이 오픈된 공간은 마치 있어야 할 담장들만 싹 지워놓은 듯 여러 위계의 공간들과 길이 그냥 무심히 놓여져
있는 것만 같았다. 진입로에서 조여주던 그 공간감들이 탁 풀려버리는듯 했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가만 보니 젤 하위레벨의 마당은 오른쪽의 길게 줄세워진 건물들로 진입할 수 있는 경사로로 이어지고 있었고
왼쪽은 석축에 의해 조금씩 레벨이 높아지면서 마당의 성격을 달리하고 있었다.
아마도 대웅전은 이 석축들을 따라가면 있을 듯 했다.
이 곳은 아까도 말했듯이 내부 담장이 없었다. 당연히 마당마다 따로 문도 없다. 대신 몇백년이 넘은 큰 나무들이 진입구간 양쪽에 심겨져 그 역할을 대신하는 듯 했다. 멀리 누각건물이 보인다.
봉래루 라고 하는 누각건물이 나타났다. 자연돌을 그대로 주춧돌로 하고있는 단청없이 정갈한 이 건물은 하부로 집입할 수 있게 되어있다. 어두운 하부 너머 보이는 밝은 저 공간에 대한 궁금증을 더하며 누각아래로 걸어가 본다.
진입부의 역할과 동시에 안쪽 공간을 형성하는 누각형태의 건물은 개방적이면서도 폐쇄적이고 뭔가 드라마틱하다. 저길 지나면 짠하고 뭘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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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하고 나타난건 높은 석축위의 대웅전이다. 역시 단청없이 뒷 산의 능선과 조화를 이루며 단아하게 서 있다. 작은 앞마당은 건물들로 둘러쌓여 있어 아늑하다.
가장 중요한 대웅전 건물은 사찰배치에서 보면 제일 안쪽에 있진 않지만 작은 석축의 레벨변화와 누하진입이라는 장치를 거쳐 드라마틱하게 등장함으로써
가장 높은 위계의 건축임을 나타낸다.
산지에 위치했지만 경사가 완만해 평지같았던, 각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이 여러가지여서 흥미로웠던 내소사였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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