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맵 |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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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가 감싸는 잔잔함
운문산 기슭에 자리하는 운문사는 여성 스님들이 수도하는 비구니 사찰이다. 250여 명의 비구니가 수행의 삶을 이어가는 사찰은 여느 곳보다 차분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운문사는 소나무로 시작된다. 일주문으로 향하는 오솔길의 아름다움이 명망 높은 사찰마다 빼 놓을 수 없는 자랑이 되지만 운문사의 솔향기 가득한 길은 찾는 사람의 눈높이를 맞추듯 아담한 소나무들이 가지런히 이어진다. 1㎞의 오솔길을 걸어가면 산기슭의 평탄한 자리로 담장의 높이마저 가지런한 사찰이 나타난다. 신라 진평왕 때 창건된 고찰로 삼국의 옛이야기를 전한다. 고려시대 일연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신라의 원광법사가 화랑들에게 세속오계를 전수한 장소로 오랜 역사를 가진 사찰이다.
만세루를 지나 펼쳐지는 경내의 모습은 불쑥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움보다 잔잔한 평온함으로 찾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랜 수령을 자랑하는 처진소나무는 소나무의 여왕인 듯 너른 가지를 땅으로 향하며 경내를 가득 채운다. 본래 제대로 자라지 못한 소나무의 한 종류인 처진소나무지만 이곳의 나무는 아래로 가지를 뻗은 모습이 풍성하고 부드러운 어머니의 품 같다. 매년 봄이면 열두 말의 막걸리를 부어 기름진 양분을 공급하는 등 귀하게 모셔지는 소나무다. 새롭게 만들어진 석가모니불을 모신 대웅보전과 함께 비로자나불을 모신 또 다른 대웅보전은 창살마다 다른 무늬가 화려하다. 너른 강당인 만세루를 지나 얼핏 지나가기 쉬운 작은 전각인 잡갑전 내부로 사천왕석주 4기와 석조여래좌상을 모셔 놓았다.
석주는 석탑의 일부였을 듯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불상도 그 모습이 아름답다. 운문사의 새벽과 저녁을 이어가는 예불은 사고의 소리와 어우러지는 비구니 스님의 낭랑한 독경으로 이름 높다. 새벽 어스름을 가르는 소리도 좋지만 고단함을 잠재우듯 세상으로 울려 퍼지는 저녁 예불의 공명음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씻어주는 청정한 울림이 담겨 있다.
박태홍은 이 사이트를 2001년 부터 운영해온 운영자이며,
또한 건축가이자 교육자로서,
현재 건축연구소.유토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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