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문인 흥례문과 그 앞의 영역이다.
우리 고건축에선 건물에는 이름이 빠짐없이 정해져 있으나, 이상하게도 공간의 명칭에는 매우 인색하다.
건물들의 기능이 더 중요한 것이어서 그렇기는 하지만 이 이름없는 공간이 던져주는 의미가 나에게는 더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곤한다.
이 영역은 아주 크다. 그 크기는 당연히 이 영역에서 수행하는 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함이 기본이지만, 건축적으로서도 의미가 크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떤 공간의 위계는 현란한 장식물에 의해서가 아니고 그 스케일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레스토랑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장식이 번쩍거린다 해도 빼곡히 붙어있는 좌석에서 옆좌석의 다른 손님들 눈치를 보며 식사하는 경우와,
그 층을 자기 테이블 혼자만 서빙을 받는 경우를 상상해보면 비유가 될까?
이 공간의 스케일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거대한 건물이 속해 있다는 의미이며,
그 효과는 건물에 대한 인식이 한눈에 된다는 점이다.
지금도 이 영역에서 위병교대식 등이 재현되기도 하지만,
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군사들을 상상해보라!
언감생심 범접할 수 없는 임금님의 존재 권위가 느껴지지 않나?
하긴 이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사건이 이미 역사 속에 벌어지긴 했지만...
이 사건은 나중에 다시 언급한다.
박태홍은 이 사이트를 2001년 부터 운영해온 운영자이며,
또한 건축가이자 교육자로서,
현재 건축연구소.유토를 운영하고 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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