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이 길을 오르내리던 시절이 생각나더군요. 사실 사람은 변함이 없는 듯한데.....
그래서 마침 옆에 계셨던 박연심 교수님께 여쭸지요.
"여기 오시면 옛날 생각나세요?"
"그럼요..."
옛날엔 운동장 앞에 체육관도 없었고, 앞길에도 높은 건물이 전혀 없어서, 그 비탈길을 내려오노라면 서쪽 하늘이 강까지 열려있었지요.
그때가 3학년이었을 겁니다. 2학기말 마지막 설계과제를 늦게 마치는 바람에...(사실 요즘 마감시간 약속 지키라는 말이 저는 그러지 못해서 더 그런겁니다..하하) 과사무실 아랫문틈으로 밀어넣고, 혼자서 터덜터덜 내려오는데...그 서쪽 하늘에 쫘~악 붉게 물들은 노을...노을...또 노을....마침 학교 방송국에서 틀어주던 곡은 지금 나오는 santana 의 i love you much too much....
너무너무 무드잡힌 나머지...그길로 서울역으로 향했지요. 앞뒤 생각없이....
"아무거나 제일 빨리 떠나는 표 한장 주세요..."
대전행 기차에 무작정 몸을 싣고 주머니를 털어봤더니, 약 4만원...
'그래 이걸로 최대한 떠나있어보자....'
그 다음은 말안해도 알겠지요? 거의 알거지....하루에 두끼...한끼에 200원...100원짜리 빵 하나에 우유 하나...너무너무 배고프면 어쩌다 한번 짜장면 먹어주고...숙박비 아끼느라 될 수 있으면 밤기차 타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역 대합실에서 오들오들...(그때는 통행금지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거지꼴을 하고 전국을 누비니 10일을 버티더군요...그것도 중간에 2만원을 잃어버렸지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 고생을 사서했는지.....
뭐 여행중에 일어난 에피소드도 많지만 그걸 다쓰려면 이 사이트 또 터질 것 같애서.....하하
아무튼 갑자기 황당하게 옛 생각이 나서......
박태홍은 이 사이트를 2001년 부터 운영해온 운영자이며,
또한 건축가이자 교육자로서,
현재 건축연구소.유토를 운영하고 있다.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
가끔은 그런 일을 저질러(?
(이런 실수를) 암튼 그런 일 저질러 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