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타전영역의 주축을 보여주는 도입부.
전면의 연못은 그 자체로 천왕문과 같은 필터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메인축에 대한 암시를 제공한다. 그 필터라 함은 이 진입로가 무의미한 동선이 아니라, 연못의 존재와 그 안의 연꽃 등과 같은 대상에 대한 인식이 시작되며, 그에 따라 연못의 방향성이 느껴지고, 그것이 주건물군의 축과 이어지게 되는 일종의 시각장치인 셈이다. 이 진입로의 경사도 완만하게 오르는 형태를 취하여 무의식적으로 주건물에 가까워지는 점진적 접근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는 소쇄원에서도 잘 구사되어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사가 그렇듯이 이 낙산사도 완만하긴 하지만 경사지형에 자리잡고 있기때문에, 부석사 만큼은 아니지만 석축의 조성이 필연적이다.
석축의 성질은 다가가는 거리에 따라 그 너머의 물체에 대한 인식이 변화한다는 점이다. 그 너머 공간에 대한 인식을 하게끔 실마리는 주지만 그 실체는 석축을 올라서기 전에는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1단계 접근 : 석축 너머 건축물의 존재를 인식하게 한다. 하지만 그 핵심은 보여주지 않는다.
2단계 접근 : 건축물의 존재가 시야에서 일시에 사라지며, 그 공간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된다.
3단계 접근 : 건축물과 그 영역공간이 한순간에 시야에 펼쳐진다. 공간의 극적인 반전이나 공간감의 극대화를 이뤄낸다.
이런한 석축의 특성은 대지의 경사도나 그 영역에 속한 건축물의 크기, 배치와 맞물려 아주 다양한 양상으로 전국의 고건축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윗 사진의 예에서 보자면, 관찰자의 눈높이를 고려해볼때, 석축의 높이가 관찰자의 눈높이 근처에 형성돼 있기 때문에, 그 너머 공간의 산술적인 넓이를 직접 가늠하기 어렵게 돼있다.
다시 말해서 2차원의 마당이 1차원으로 시작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진입해서 몇단을 올라설수록 차원의 변화가 생겨 2차원의 면으로의 인식이 가능하게 된다.
박태홍은 이 사이트를 2001년 부터 운영해온 운영자이며,
또한 건축가이자 교육자로서,
현재 건축연구소.유토를 운영하고 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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