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타기 전에 꺼내신 말씀의 뜻..
사실 잘 몰랐는데..
송이의 설명을 듣고 그제서야 알아 차렸습니다..
전 수업 내용에 관한 말씀 이신 줄 알고..
언제나 이렇게 끝내 주신다면 건강한 신체로 장수 인생은 물론
마음의 여유까지 더물어 누릴 수 있겠다는 망상을 한 번 해 보는 순간.. 이었습니다.. 하하하...
그 보다... 오늘 전에 일본 갔을 때 사지 못해서 친구에게 부탁한 CD(크리스챤 디올 아님..) 찾아 왔습니다.. 화이널 환타지 사운드 트랙..
거기에 글이 하나 있었는데...
27살에 첫 작곡으로 시작한 작품이 이제 14년이라는 세월을 걸쳐 작곡가 자신은 42살이 되었노라고 써 있더군요.. 같은 제작자 중 한 명은 타임지 표지로도 실리고.. 그런 인생이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르고 그렇게 살았는데.. 어느새 그렇게 되어 있었고.. 더불어 자신이 그렇게 절대적이라 생각했던 사람들과 일들도 지금 돌아보면 달리 보인다고 하더군요..
'어떤 것을 만드는 일은 원하지 않더라도 본연의 자신과 만나게 만든다.' 라고도 하네요.. 특히나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 들 때는 더더욱.. 마감 때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실무는 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겠지요.. 저 자신의 경우는 아직은 나이나 경험면에서 미숙하고 무지합니다만... 교수님 정도(이..이상한 의미로 쓴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저 보다는 더 많이 알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가 되셨다면 위의 이런 생각이나 경험을 한 번쯤은 가지시지는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 특히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기에 이런 쓸데 없는 생각도 많이 떠 오르기는 하지만.. 20년 후라.. 제가 교수님 정도의 나이가 되었겠네요.. 교수님은 저만 하셨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도 궁금하고..
이래저래 많은 생각을 하는 요즈음입니다..
그럼 휴일 잘 보내세요..
부디 즐거운 날이 되시길 비는 바입니다.
이만..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
별말씀을...
저라고 늦게 끝내는 게 좋겠습니까? 내 인건비가 훨씬 비싼데...농담...
본연의 자신과 만난다....많은 공감을 느끼게하는 말이군요.
저도 지금 이렇게 건축을 업으로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과학자가 꿈이었지요. 어린이들이 그때쯤 다 그러했듯이...
이럴 때 운명이라는 얘기가 어울리나 봅니다.
전두환이 어거지로 대통령 돼놓구 마지 못하는 척..'사람의 운명은 자기 뜻대로 안되는군' ...어쩌고 했다는 말을 떠올리기는 하지만...
그 작곡가 저와 동갑이군요. 그 사람에 비하면 제 모습이 초라하게도 느껴지는군요.
요새 제가 많은 세월을 보냈구나...하는 것이 새삼 느껴집니다. 물론 저보다 윗 연배들이 들으시면 가소로우시겠지만...
(참고로 홍대에서 교강사회의 때에 가끔 식사를 주문해서 같이 할 때가 있는데, 먹고 난 빈그릇 처리는 제가 합니다. 하하...)
한때, 학생들의 생년과 학번이 혼동돼서 혼란스러웠지요. 학생들이 요즘엔 79년생이나 80년생 이후들이 있는데, 이들 숫자는 제게 학번으로 익숙해 있는 터라...
하지만 최원혁군이 시로 표현했듯이, 제게는 모두 다 한 3년 후배쯤으로 인식이 되는군요.
강건희 교수님의 흰머리를 보고있노라면, 예전에 제가 공동작품할 때의 감회에 남몰래 젖어보기도 하구요.
예전에 제가 학생 및 사회 초년생일 때, 하늘(?)같은 존재들이 많았지요.
교수님들, 소장님들은 물론이고, 선배들...하지만 저는 의연했습니다. 시간의 의미를 둔 것이지요.
'내가 지금은 이래도, 내가 그 나이면 당신들보다 훨씬 더 나을 수 있어'하고...
자기 최면을 걸었다고나 할까요?
지금 생각하니 스스로도 가소로운 일이거니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한 일이지만, 그러한 자존심 세우기가 어쩌면 오늘의 제 모습의 일부가 되어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직도 저는 완성체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세월이 그 '완성체'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너 몇살 먹었어?' 가 건축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할까요? 물론 경험의 축적에서 오는 완숙함 정도는 있겠지요. 하지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 가치관의 추구인것 같습니다.
저는 요새 윗분들과 견주는 것을 그만뒀습니다. 대신에 후배들이 무섭습니다.
거꾸로 예의 그 산수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저 친구는 지금도 저런데, 내 나이쯤 되면.......'
요새는 후배들이 저를 채찍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