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 8일 동안 서울(수유역출발)->잠실대교를 건너->오산->삽교->당진->해미->덕산->천안->충주->(다시)서울
친구 다섯명이랑 충청 남북도 하이킹을 다녀왔어요.
사실 계획은 좀 더 거창했는데...한 친구놈이 무릎뼈가 녹아드는 것 같다고 엄살을 부려서 생각보다 많이 못갔어요.
하루에 90~100km 달리느라 다리만 딱 두배가 됐죠.
가장 좋았던 곳은 `당진`에서 `해미`가는 길인데, 주변이 전부 목장이고, 길도 내리막의 연속이라 정말 좋았어요.
날씨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다 말다 안개도 잔뜩 끼다 말다 -자전거 가게 아저씨는 하이킹 하기 가장 좋은 날씨라고 하던데...
방학하자마자 모든 걸 잊고 신나게 놀다 왔는데,
막상 제자리로 와보니 무슨 공부를 어떻게 먼저 해야할 지 까마득...
자꾸 교수님 홈페이지만 들락달락 거립니다.
특히 컴퓨터 공부를 하긴 해야하겠는데.....
마야, 포토샾, 케드,맥스,엑셀.......
뭐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스케치도, 영어도......특히 설계......
마음만 급하고, 욕심만 앞서는 것 같아요.
아휴~
좋겠다.
좋은 시간을 보냈는 것 같은데?
땀을 흘리는 것은 좋은 거야.
그럼 인제 머리를 돌려야지?
잘 생각해 봐. 효정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수영
공부하고 싶다구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공부할 시간도 별로 주어지지 않는군요.
건축은 대학시절 4년제든, 5년제든, 대학원이든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가 중요한 고시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시공부하는 분들에게 욕먹을 소리인지 모르지만, 단시일 내에 지식을 쌓아서 무슨 시험을 통과하면....
'에...오늘부터 김효정양을 유능한 건축가로 임명합니다...'
이러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이렇게 맥빠지는 얘기를 하면 어떻게 하냐구요?
사실이 그렇습니다. 건축공부란 제자리로 돌아와서 하는 것이 아니고 평소에 늘 하는 겁니다. 여행을 하면서도 할 수 있고, 자전거를 타면서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눈을 다른 사람과 삐딱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곳을 볼 수 있는, 그런 눈 말입니다. 눈의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겠지요. 눈 뿐이 아니라 온 몸의 촉각을 곤두 세워서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는 겁니다. 그리고 스스로 걸러내어 자신만의 것을 뱉어낸다고 생각하면 되겠지요.
컴퓨터 배우고 싶다는데 엉뚱한 얘기한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컴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과 똑같은 수업을 똑같이 받고 똑같은 시간과 노력을 해도 차이가 납니다. 간단하게 능력 내지는 머리가 달라서 그렇다고 표현들 하지만, 저는 눈과 사고의 차이라고 봅니다. 컴퓨터도 좋은 도구이지만, 기능적인 면만을 배운다면, 그것은 아직 로봇을 사기엔 돈이 모자라니까 그때까지 힘들어도 내몸을 쓰자는 '로봇대용품'으로 전락하는 겁니다.
컴퓨터라는 이 바보녀석에게 인간이 얼마나 사고가 깊은 존재라는 것을 깨우쳐줘야지요.
이런 마음을 갖는다면 뭘배워도 좋겠지요.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겠지요.
예전에 저도 컴퓨터 수업을 했던적이 있었는데, 제 수업을 학과장님이 들어오시더니, 깜짝놀라며 약간은 화도 내시더군요. 왜냐하면 학생들이 전부 게임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하
컴퓨터와 친해지라고 말이지요. 뭐 요즘은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게임을 많이하고 충분히 친하니까 그럴 필요는 없겠구요, 모든 프로그램은 다 어렵고 복잡해 보입니다. 액셀도 제대로 다 쓰려면 엄청 골치아픈 친굽니다. 쉬운게 뭐냐고 얘기하기 어렵습니다만, 하나 요령을 부려보자면, 그 프로그램의 가치를 따져보면 됩니다. \'싼게 비지떡\' 이라는 절대 진리(?)를 생각해보면, 프로그램 값이 싼것이 배우기도 쉽다는 말이 되고, 그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그다지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았다는 말도 되고, 따라서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겁니다.
봅시다...위에 효정양이 열거한 것들 중에는 액셀이 제일 싸군요. 그 다음이 포토샾, 오토캐드, 맥스, 마야 순이군요.
이 순서대로 공부해보면 되겠군요.
그런데 또 하나 명심해야되는 건, 어떤 프로그램이든지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는 절대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프로그램 하나를 끝까지 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프로그램과의 관계를 잘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액셀에서 검토한 스페이스 프로그램을 캐드에서 반영해 도면을 그려서, 마야로 시각화시키고, 맥스로 렌더링을 몇 개 해서 포토샾으로 가서 리터칭을 하고, 페이지메이커로 프리젠테이션 패널을 만들고, 플래쉬나 디렉터로 컴퓨터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cd 로 만들고...
각 프로그램들만의 고유 화일형식이 있는데, 이것들을 어떻게 서로 교통(file transfer)할 수 있는지를 잘 이해하고 이것에 촛점을 맟추어 공부하면 재미도 더 날겁니다.
실제로 익히는 방법중에 제일 좋은 방법은 각 프로그램을 잘 아는 사람을 옆에 앉혀놓고 도움을 받는 것이 제일 효율적이지만, 그럴 상황이 안된다면 학원이 차선이겠지요. 좋은 학원을 추천받아서 다녀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상 따분한 컴퓨터 강의였습니다.
[RE]그래도...모르겠어요.
교수님, 정말 유익한 강의였어요...
(따분하다니요...저는 교수님 글 올라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참, 교수님 저희 반은 아직 종강파티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술마시다 안잘께요.
언제가 좋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