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교수님
the house project를 보고 글을 올립니다.
솔직히 the house project를 이해하기란 어렵군요. 다만 의문나는 점이 있습니다. '과연 그들(the house project 를 연구한 사람들..)과 우리들과의 차이점이 무엇일까?'하는 점입니다. 예를들면 한 project를 진행시킬때 처음 접근하는 방법이나 결과물을 표현해 내기까지의 지도교수님(?)의 역할이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그들에 비추어 볼때 우리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조언부탁드립니다.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언어의 장벽을 넘기란 힘든것 같습니다.
그 책은 그 unit의 홍보용 정도로만 제작되었기 때문에 극히 일부분만이 표현되어 있을 뿐입니다. 각 학생들의 작업량은 어마어마해서 족히 두꺼운 책 한권의 분량이 되고도 남지만 축약해서 표현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 책을 보라고 권유했을까요? 요즘 유행하는 형태라서? 이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될 일입니다. 이 책에서 형태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주는 의미는 절대 없습니다. 극히 일부분이지만 적어도 그 학생들이 고민하는 대상과 그 출발점 및 방향은 가늠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문장도 간략한 것이어서 상대적으로 덜 부담 될 것이구요. 하지만 여기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이 unit의 특색일 수 있겠는데 단어 사용을 난해하게 (외국인에게 조차도...) 하는 경향이 있지요. 심지어는 초기의 출발을 단어의 어문학적 정의에서도 시작합니다. 사전을 갖다놓고 말이지요. 그것까지는 모두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그것이 건축의 진리는 아니고 한 흐름일 뿐이니까 말이지요. 하지만 그 학생들은 보통 우리가 교육받아왔던 것의 훨씬 근본적인 문제에 접해있습니다.
'건축을 이루는 것이 무엇인가?' '건축에 영향을 미치고 받는 부분은 무엇인가?' 를 헤쳐가며 답을 얻어내는 것입니다.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이 예쁜입면일까요? 요즘 유행일까요? 시공방법이나 법규일까요? 가르치는 선생의 형태적 혹은 공간적 취향일까요?
혹자는 나라마다 혹은 학교마다의 특색이나 경향을 얘기하겠고, 어느 정도는 일리 있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태까지의 한국에서의 교육..제가 겪어봤던..은 다분히 le corbusier 선생과 같은 천재를 대상으로하는 일필휘지(?)에서 나오는 건축과, 한편으로는 pier luigi nervi 와 같은 천재적 엔지니어를 겸비한 인물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frank gehry 도 그런 류의 천재랄 수 있겠지요. 그렇게만 된다면야 두말이 필요하겠습니까? 하지만 제 생각은 그러한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지 교육되어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오히려 색깔만 애매하게 되어서 공학도 아니고 건축도 아닌 교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즈음 건축교육에 대한 논의가 뒤늦게, 그것도 외압에 밀려서 활발합니다만 그나마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교육년수를 5년제로 하느냐 4+2로 하느냐의 시간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을 교육해야 되는가'이겠지요.
앞의 질문내용으로 돌아가서 무슨 차이가 있느냐?
'근본적인 것을 고민한다'입니다.
교수들의 역할이 무엇이냐?
'근본적인 것을 고민하게 해준다'입니다.
여러분이 aa school 을 얘기할 때는 'deconstructionism의 산실이다'로 이해하는 것 같고 또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건축을 어긋나고 비트는 방법을 교육하지 않습니다. 똑바로 그려도 비틀어지는 컴퓨터를 쓰는 것도 아닙니다.
'근본적인 것을 고민한 것'에 대한 자연스런 형태적인 결과물일 뿐입니다.
'이렇게 하면 더 예쁘고 멋있지 않아?' '이 평면을 짜르면 이 단면이 돼? 이 높이가 나와?' '이건 컴퓨터로 렌더링해야 더 멋있지'...
내가 얘기한 것처럼 교육대상이 아니라는 약속도 없었지만 이 부분은 각 학생들의 고유 문제이고 거론되지 않습니다. 거론되지 않는다고해서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준이하이면 여지없이 도태되고 맙니다. 기본사항이라는 태도이겠지요.
우리는 이 기본사항에 4년을 보냅니다. 즐거운 방학과 더불어서...출석만 꾸준히 하면 교수님들이 어여삐 봐줘서 졸업도 시켜줍니다.
그 학생들은 더 근본적인 문제에 고민하고 실험하면서 5년을 보냅니다. 방학도 휴일도 거의 없이...몇번의 유급은 보통입니다. 2번의 졸업작품 reject는 평생 aa에서의 졸업을 불가능하게 합니다.
이 정도면 차이가 느껴지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