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을 지내고 겨울을 지나며 괴로워하다가 이번 학기를 전환점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계속 건축 공부를 할 수도, 아니면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새 학기를 맞았을 때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받게 되었다는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하고 분석하면서 파헤치고 또 그것을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하기란 그렇게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심한데다 귀까지 얇아서 다른 사람의 말에는 훌렁훌렁 잘도 넘어갑니다.
그런데도 지금은 그래도 좀 더 알고싶다, 좀 더 진지하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 재.미.있.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가끔 와서 뜬금없는 질문을 하고 사라져도 반갑게(?) 맞아주시..겠죠??
사족.. 그런데 글투는 말투랑 좀 다르시네요? 더 부드럽다고나 할까..^^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
하하하...정말 소심하긴 하군요, 이름도 안쓰고..
원칙대로 하자면 답도 안하고 심지어는 삭제까지도 고려되는 대상이지만, 어렵게 건축에 흥미를 느낀다는 학생에게 너무한 일이 아닌가 싶어서 글을 씁니다.
앞으로는 성명을 밝혀주세요.
이름을 밝히는 결과로 나중에 수업중에 꼬투리를 잡거나 '너였구나'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아마 너무 모른척해서 섭섭하기까지 할걸요? 이름을 밝히는 이유는 제가 이 사이트에 '박태홍의 페이지입니다'라고 하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그래야만 좀 더 책임있고 떳떳한 얘기, 솔직한 얘기를 당당히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당연히 제 수업을 듣는 학생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겠지만 익명으로 들어와서 무책임한 말을 아무 거리낌없이 뿌려놓는다면 이 게시판은 없어져야 합니다.
아뭏든 자주 오세요. 와서 편안하게 얘기하면 될거 같애요. 사실 건축이란 것이 만만하게 볼 일은 아니지만 너무 어렵게 여기거나 경직된 자세로 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물 흐르듯 쉽게 풀려 나갈 수도 있습니다. 아마 다른 학생들도 비슷한 이유로 여기에 글을 남기는 걸 꺼려하는 듯 보이는데...써놓은 대로 글쓰는 것이 쉽지않다면 글 쓰는 연습을 한다...쯤 생각하면 편하지 않나요? 여기서 학점을 내는 것도 아니고...
말하는 것보다 글쓰는 것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에 좋은 방법인것 같아요.
말은 즉흥적이 되기도 쉽고 잘못 얘기하면 고칠 수도 없고...하지만 글은 쓰고 나서 다시 생각하고 고칠 수도 있겠지요?
우선, 제 수업을 듣고 있다니 그 점을 높이 사고 싶군요. 뭐 내 수업이 대단해서가 절대 아니고, 눈치챘겠지만 인원이 많으면 각종 압박수단을 다해서 포기하게 만들면 대충 절반 정도가 남지요. 이 과정에서 건축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이고 진지한 학생들만 자연스레 남는 것 같아서 제가 늘 애용하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소심한 학생도 소심하긴 하지만 자세가 진지하다는 걸 알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된거 아닌가요? 다음 할일은 계속적으로 흥미를 유지하는 일입니다. 흥미가 유지된다면 노력도 아끼지 않게 되지요. 물론 노력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노력도 안하는 것보다는 백배, 천배 낫습니다.
저도 학생과 같은 사람을 만나면 무한한 보람을 느낀답니다. 내 수업이 특이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생각은 물론 있지요. 그것은, 이 수업이 지식전달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달리 얘기하면 손가락을 뜨겁게 하기보다는 머리와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시발점이 돼야겠다는 것이지요. 여태까지의 수업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사고해야한다는 당위성을 제공해주고, 그 사고의 한계를 없애고 나니까 저도 놀랄 정도로 흥미로운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많더군요. 참으로 대견합니다. 뭐 그중에는 제 수업방식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도 당연히 있는 것도 알고있습니다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수많은 학생 중에 한명이라도 제 수업을 통해서 길을 찿는다면 계속해나갈 생각입니다.
반갑구요, 이런 일까지 용기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편히와서 편하게 글 남기세요. 친구들에게도 그렇게 알려주시구요. 전 학생들, 다시말해 건축 후배들과 대화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그런데 재미있어졌다고 그러면서도 수업 중에 내 말투가 부드럽지 않은 모양이지요? 특별히 그렇다고 느낀 적은 없었는데...아마 수업내용 자체가 너무 진지한 주제여서이든가, 저에게 어느 정도 거리감을 느껴서는 아닐까요? 지적 감사하지만 전 원래 부드럽습니다.^^
박태홍 교수님은 정말로 좋은 분입니다.
어느 학교의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은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이예요.
나도 내가 학생이었을 때 박교수님의 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었으면 아마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역시 기회는 자신이 판단할 능력이 있어야지 자신의 것이 되겠지요?
나역시 지금이라도 박교수님께 많을 것을 배우고 싶고.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우리 다 같이 교수님께 많은 것을 배웁시다.
옛말에도 길가는 세사람중의 한사람은 자기의 스승이라 했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에게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겠지요.
또한 좋은 스승은 좋은 제자가 만듭니다. 자기의 스승이 배울 것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 여기면 그 스승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정말 한 가지도 배울 수 없겠지요. 반대로 스승이 훌륭하다 여기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스승을 만나게 될겁니다.
이렇게 좋은 학생들이 있는 한 전 저절로 좋은 스승이 될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