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도산서원을 그렇게 많이 다녔는데도 스케치가 한 장도 없었더군요. 왜인지는 몰라도 일단 하나를 그려야겠다고 마음먹고 갔지요.
사실 이번 일정에는 없던 곳인데, 안동까지 가서 도산서원을 못봤다는 게 말이 아니라는 교수님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라 '깜짝답사'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제 경우는 병산서원과 반드시 '세트메뉴'로 답사를 하지요. 여러가지로 대조적인 면이 많아서 좋은 비교대상이라 생각됩니다.
이번에는 다행이(?) 전통건축에 밝은 분의 자상한 설명을 곁들여서 저와 함께 다녔던 학생들과는 좀 더 다른 경험이 되었을 것 같군요.
하지만 저는 여전히 역사측면에는 관심이 잘 안가더군요.
어쨌든, 제일 처음 병산서원과 도산서원을 보았을 때는, 도산서원에 많이 감동스러워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반면, 병산서원에서는 아무런 느낌도 갖지 못했던 기억도 같이 나구요. 왜그런지는 몰라도, 두번째의 방문에 이것이 확연하게 느낌이 바뀌더군요.
병산서원에 그야말로 탄복하게 되고, 도산서원은 그저 그렇게만 느껴지고....아마도 처음엔 도산서원의 수많은 다양한 공간들이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병산서원은 너무나 단순한 공간으로만 여겨져서겠지요.
두번째의 답사에서는 병산서원이 담고있는 자연과 인간과 건축과의 관계가 와닿으면서 탄복하게 되었고, 도산서원에 그런 면이 없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느슨한 느낌에 심드렁해지지 않았나 합니다.
이번에 느낌은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또 약간은 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병산서원은 변함없지만, 도산서원도 또 다른 감명을 주는 장소가 아닐까합니다.
뭐 지금은 느낌이라는 단어로만 표현되지만, 어째서인가는 두고두고 파헤쳐볼 일이겠지요.
그래서 답사는 같은 곳도 여러번 가야됩니다.
어쨌든 전통건축물 답사에서 중요한 점은, 그 건축물 자체나 그 역사적 배경이나 오래된 건축물이라는 사실이 아니라,
그 건축과 자연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일이라는 것이 새삼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즉, 병산서원이 없는 병산과, 병산이 없는 병산서원은 의미가 없을거라는 생각들 말이지요......
박태홍은 이 사이트를 2001년 부터 운영해온 운영자이며,
또한 건축가이자 교육자로서,
현재 건축연구소.유토를 운영하고 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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