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건축의 상징적 재료인 콘크리트회벽에 전통의 황토흙과 기와를 덧붙이는 이질적 수법은 인사동을 포함한 종로 지역환경을 조성하는데 있어 가장 많이 쓰이는 수법이다. 공사비를 적게 들이면서 무지한 대중에게 전통적인 느낌을 이어나가게 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그것은 사진과 같은 '눈가리고 아웅'식의 덧대기 수법이었다. 그만큼 한국의 도시화는 급속도로 이루어져 왔고 이미 이루어진 도시적 요소들을 하나둘씩 해체하는 순간 또다른 문제점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에, 한국인은 급한 도시화의 지배속에서 또 다시 급한 방법에 의한 미봉책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무계획과 무질서가 낳은 스피디한 조성행위는 불교적이지도, 전통적이지도 않은 한국이 낳은 특이하고 스피디한, 더하여 이국적이기까지한 새로운 문화현상을 보여준다. 이것은 무엇을 이루려는듯 하면서도 결국은 완성을 원하지 않는 독특한 한국적 미완성의 문화이다.
현대의 공인(工人)은 이질적인 두재료를 훌륭하게 접합시켰으나, 역시 콘크리트의 회색과 흙의 황토색은 너무 진하다. 우리는 전통적인 벽에서 색감만을 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