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시지요? 작년 해남답사 때 게시판을 통해서 해남안내를 해줬던...임형남 씨의 문단 데뷔작(?)입니다. 하하...
이번에 책을 냈더군요. 저와 절친하다고해서 강매를 하지는 않는 그 갸륵함(?)에 읽어보니 좋습디다.
우선은 '책만들기' 방법에 동의하고, 이 친구의 우리나라 건축뿐 아니라 우리 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게 느껴져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책입니다.
'요새 아이들은 글 많은 책을 안 읽더라구...'
넉살좋은 말속에 일침이 숨어있지만, 또 그 말만큼이나 읽어내기에 부담이 없더군요. 그렇다고 해서, 쉽게만 읽을 책은 또 아니겠지요. 곳곳에 우리에게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임소장 특유의 메시지와 더불어 우리 땅만큼이나 영감을 주는 수채화에 물들은 우리 건축, 땅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요즘 쉽게 만나지 못할 좋은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첫 머리....
"저는 이제 사십 줄로 접어든 건축가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서울에서 성장했습니다. 해외 여행 한 번 변변히 해보지 못하고 '여기'에서만 줄곧 살고 있는 희귀한 인종입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보지 못했고 다만 내가 자라며 익숙하게 보아 편안해진 우리 것, 특히 들꽃처럼 자라는 우리 집들을 좋아합니다. 도시를 조금 벗어나면 만나는 콘크리트나 아스팔트에 덮이지 않고 용케 살아남은 우리나라의 땅을 좋아합니다.
땅의 건강성을 좋아합니다. 저의 배경은 우리나라의 땅이고, 저의 스승도 우리나라의 땅입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포화 상태의 서울에서 적당히 타협하며 살고 있습니다.
진리는 바로 내가 서 있는 '이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적당히 보수적인 단군의 자손입니다. 저의 정치적인 성향은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어중간한 곳에 걸쳐 있습니다.
차를 몰고 길에 나서면 난폭해지고, 일요일이면 근처에 양판점에 가서 쓰지도 않을 물건을 이것저것 카트에 담거나 하루종일 텔레비젼 앞에서 빈둥대고, 사회에 대한 가치판단은 아홉시 뉴스를 보고 합니다. -세상 일에 대한 판단을 누구에게 맡기면 참 편합니다.
"Plain Living, Lofty Thinking"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저의 이런 단세포적인 생활을 애써 그런 경지와 동일시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별로 모험을 즐기지 않고 남들이 걸었던 안전한 길로만 다니는 평범한 중년입니다.
박태홍은 이 사이트를 2001년 부터 운영해온 운영자이며,
또한 건축가이자 교육자로서,
현재 건축연구소.유토를 운영하고 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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