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의 episode들로 엮어진 옴니버스 형식의 만화에서 1권과 2권의 차이를 구별한다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단행본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1권은 얼마든지 2권 내지 3권과 합본될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주마다 연재되었던 각각의 chapter들이 지난 내용에 비하여 어떻게 조금씩 변형되고 발전되어 왔는가를 짚어 보는 것이 타당하리라고 본다.
사각사각 2권에서는 총 15개의 chapter가 실려 있으며, 마감에 시달리는 만화가와 독촉하는 만화작가의 대립이라는 기본적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권에 들어와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정상비례의 인간을 곳곳에 많이 그려넣고 있다는 것이다. 유아의 신체비례를 유지하던 인물들은 순간적으로 정상인의 신체로 돌아오면서 극명한 대립을 이루어, 만화라는 예술이 가져야 할 기본을 이제서야 소화하고 있다. 사실 1권에서는 이러한 대비에 의한 자극과 신선함을 주는데 있어 너무 인색하였다는 것이다.
또 만화가 제리를 둘러싼 좁은 세계관에서도 조금씩 탈피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기존의 주 활동무대인 자기집안에서 벗어나 학교 등의 공공장소, 또는 택시안과 같은 공간에서 오랜시간 머무르고 있는 것은 작가 자신으로서도 등장인물에게도 바람직한 경향으로 보인다. 1권에서 가득한 폐쇄적인 성향은 너무도 극단을 향해 있고 그렇게 강하게 각인된 만화 전반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제 서서히 껍질을 벗으면서 점점 확장되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몇몇 chapter에서는 사회성 짙은 내용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19 악평 은 사이버공간에서의 익명을 이용한 인터넷폭력에 관해 다루면서 대중문화를 불특정 다수의 독자에게 선보이는 작가로서의 어려움과 고통에 대한 단상을 깔끔하고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모니터만 켜져있는 어두컴컴한 방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처박힌 주인공의 모습은 압권이다.
#25 이상한 항아리 는 인간 배아복제가 이루어지는 현 시대에 한국 전래동화의 모티프와 복제인간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절묘하게 결합하고 사각사각이라는 만화로서만이 가장 훌륭하게 구현할수 있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서, 지금까지 사각사각의 내용중에서 가장 뛰어난 백미로 손꼽을수 있다.
그러나 항상 아쉬운 것은 만화를 그린다는 것이-주인공이 중얼대듯이- 항상 '하기 시져~' 한 것이지만 어떤 소명의식에 의해 또다시 만화를 마감시간에 맞추어 그리게 된다는 기본적인 주제의식에서 아직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번에는 무엇을 보여줄수 있을것인지 작가의 껍질벗기기에 다시 기대를 해본다.
" 그럼 다음에는 무슨 만화를 볼까요? 라고 묻는다면...
아마 사각사각 3권을 보세요! 라고 하시겠지요?
내용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네요^^ "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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