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부일체'는 만약 '조폭'문화와 '고교'문화가 혼합되었을 경우 어떤 event들이 발생될수 있는가에 대한 보고서와 같은 영화다.
조폭두목이 고등학교에 가면서 필연적으로 발생될수 있는 여러가지 event들을 최근의 학교현실과 잘 짜맞추어 보여주고 있다.
현대적으로 지어진 깨끗한 학교건물과 잘 조경된 통학길이 학생들의 깨끗한 교복과 잘 어울리며 환상적이고 만화적인 고등학교를 만들어내고 있다.
학교는 소위 '삥'을 뜯긴다는 장소마저도 매우 밝으며 깨끗이 조경되어 있고, 방망이가 등장하는 액션신에서도 어두운 장면이 잘 나오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등장인물 역시 매우 만화적이고 단선적이며, 밝고 가볍게 처리되어 있다.
학교에 편입한 조폭의 눈을 통해 '학교'라는 공간은 다시 재해석되고 있다. 권력을 가진자의 무차별적 폭력이 자행되고, 패싸움과 금품갈취가 이루어지는 학원 폭력의 공간은 조폭의 공간과 특별히 다를바가 없게 보인다.
가장 비도덕적인 폭력의 삶을 살면서도 학교생활을 하면서 점점 학교의 문제를 걱정하게 되는 조폭두목의 모습을 통해 우리네 학교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낭만적으로 미화된 조폭이라고는 하지만 그의 걱정이 설득력을 가질 정도로 우리의 고등학교는 점점 비정상적으로 변질되어 간다. 영화는 작금의 사회문제를 반사회적인 주인공을 통해 은근히 비틀고 꼬집는다.
학력만능주의의 사회와 조폭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되는 고교불량학생에 대한 풍자가 웃기면서도 사뭇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고교생이 등장하면서도 조폭이 등장함으로 인해 이 영화는 성인용 고교영화가 되어버렸다.
다소 황당한 부분이지만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스승의 은혜'의 리메이크 음악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렇게 고교생이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학교영화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정과 사랑의 감정, 고교문화의 현실을 다 담아보겠다는 과도한 욕심과 그 소재에 대한 표피적인 차용, 지나치게 작위적인 설정, 정제되지 못한 폭력, 너무 스타일리쉬한 촬영과 편집의 기교등이 영화의 질을 다소 떨어뜨린다.
학교와 선생들의 미래, 또 윤주의 미래를 알려주지 않고 코믹하게 끝나버리는 결말부분의 아쉬움도 남는다.
또 영화의 제목에서는 '두목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다' 라고 하는데, 이 영화는 그 '진리' 를 증명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
두목과 스승은 알겠는데, 아버지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정말 알수가 없다.
하지만 기발한 소재와 이미 익숙해져버린 '조폭' 이라는 코드를 적절히 이용하여 관객의 입맛에 맞추고 있는 재미있는 상업영화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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