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파파야 향기.
오래된 영화지요?
93년도 작.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감독Tran Anh Hung의 작품입니다.
이 감독은 베트남내전때 보트피플로 프랑스에 가서,
거기서 영화수업을 받은 사람이랍니다.
-교육의 중요함.
아마도 그대로 베트남에서 있었다면 오늘날의 그는 없었겠지요?
이 영화를 여기에 소개하는 이유.
그동안에 게시판에 올렸든 피라네지의 건축적판타지, 빈시아렐리의 공간의 반향,
드 후크의 그림들과 같은 씨리즈로,
같은 선상에서 공간적 탐색을 할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지요.
건축적 배경이 베트남의 전통적 공간이면서,
건축공간이 한 프레임, 한 프레임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공간들의 연속성을 경험하게 하는Scene과 Sequence를 갖고 있는 영화라는 것이지요.
건축배경이 특징적이었든 영화들.
필립 딕의 소설을 영화화한 '블레이드 런너'에서의 건축모형과 세트,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의 컴퓨터그래픽 모델링,
테리 길리엄의 '브라질'같은 SF를 다룬 영화들은 독특한 건축적 배경이
영화를 돋보이게하는 것들이었지요?
또 중국의 전통건축을 오버헤드로 전체 레이아웃을 지붕에서 비춰들어가는
장예모의 '홍등',
우리나라 영화로는 박종원의 '영원한제국', '달마가 동쪽으로간 까닭'등에서
나오는 전통적공간이 조금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린파파야향기에서의 공간적 특징이란?
현대건축의 명제중에 공간의 투명성이라는 것이 있지요?
미스반델로에는 그가 설계한 주택에서 주방이나 화장실들은
기능을 나누는 칸막이 역할로써 코아처럼 있고,
외부재료는 모두 유리를 사용하여
내부 공간과 외부공간의 유동성을 주고 있지요.
그러한 공간들은 연속적이어서
극단적으로는 어디가 외부이고 내부인지를 구별하기 어렵고
실과 실의 구분도
명확치 않아, 공간들의 흐름을 강조하게 하는 기법입니다.
이 영화에서의 공간들은
반은 열려있고 반은 닫혀진 상태의 공간,
외부공간도 아니고 외부공간도 아닌,
중간의 매개공간들 속에서,
그 사이를 오가며 출연자들이 만드는 서사적메세지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글로 쓰여지는 문학과는 달리 시각효과의 서사적Narrative구조는 영화의 특질이 되기때문이지요.
그래서 그러한 공간들에 투명성을 주면서 ,
베트남의 전통건축에 대한 기본상식을 갖지 않은 관객에게도 그런 공간들의 아름다움을 전달합니다.
아마도 그러한 공간들의 오프닝들은 남방건축의 특징이기도 하겠지요?
미스는 그것을 유리라는 재료로 사용하였지만 여기에서는 여러가지 재료가
다양한 방법으로 쓰인다는 것이지요.
얇은 반투명의 모기장은 침실이라는 하나의 공간을 만들고 반투명의 레이어인
또 다른 공간이 투시되어 보입니다.
Layered-Look이라고 하는 패션 용어가 있는데,
이와 같은 개념으로,
방과 방사이를 가르는 것으로 목재의 겔러리, 그리고 그사이로 살짝살짝 비추는
공간이 그 다음에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계단의 난간, 격자의 창살, 그리고 이층의 칸막이 벽들,
아칸사스 잎의 겹쳐진 모양도 그 중의 하나로 차용되고 있네요.
이러한 것들은 공간상의 투명성을 주는 것들이지요.
여기에서 보여지는 카메라 샷은 출연자들이 좌우로 움직이거나 앞으로 전진,
혹은 후진하면서 공간들이 평행하게 나아가는 원점투시기법이 대부분입니다.
카메라가 이동할때도 좌우, 앞뒤로 움직이던가,
렌즈를 수평 트랙킹하면서 끌어 들이거나 밀어내기도 하지요.
이것은 화면의 축을 바꾸지 않으면서 얘기를 전개시키는 방법으로,
관객의 눈에 보이지 않는 축에 의하여,
안정감을 얻으면서 공간의 무한성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공간을 무한대로 보이도록하는 것.
곧 투명성과도 통하는 그 무엇이 있는것 아닐까요?
-영화속 공간, 맛보기-
소녀, 그이상의 성장이 정지되버린..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
얼마전에 들어가보았던 모 펜션의 싸이트에서 '내부모습'이라고 찍어 올린 동영사이 넓어보이게 하려고 했던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앵글 자체를 굉장히 왜곡시켜서 찍어놓아 거북한 느낌이 들었었는데요...
이렇게 자연스러운 시선으로 끌어당긴 영화속의 장소에 관한 시선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집니다..^^